국고보조사업이라는 것이 있다. 지방자치단체나 민간이 정부를 대신해 수행하는 사업으로 중앙정부가 예산을 지원한다. 주로 의료·복지 서비스와 도로 항만 등 건설사업, 재해복구 사업 처럼 늘 복지나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명분이 꼬리표처럼 뒤따른다. 대상 사업과 국고 보조율, 보조 금액 등은 매년 예산과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해진다. 국고보조금의 규모는 매년 크게 늘어 2006년 30조원 였던 것이 올해는 전체 국가예산의 15%인 58조원이 넘었다고 한다. 모두가 국민의 혈세로 추진되는 만큼 결코 허투루 써서는 안 되는 이유가 분명하다.그런데 이런 국고보조사업이 부실투성이 운영을 하고 있다고 한다. 알게 모르게 혈세가 어딘가에서 줄줄 새고 있다는 얘기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지만 모든 게 사실이다. 기획재정부가 이달 10일 발표한 ‘2015 국고보조사업 운영평가’ 자료에 따르면 민간평가단을 구성해 평가한 결과 올해 평가대상 1천422개 사업 가운데 정상 추진 중인 사업은 51.6% 뿐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65개 즉시 폐지, 75개 단계적 폐지, 275개 단계적 감축, 71개 통폐합, 202개 사업방식 변경 등의 후속 조치 권고를 받았다고 한다. 이런 권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은 최근 가진 ‘급증하는 수입차등 업무용 고가차량의 판매실태 및 세제혜택 문제점 관련 기자회견’에서 사업자의 업무용 차량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내용을 보면 법인이나 개인사업자가 업무용으로 고가 차량을 구입해 사적인 용도로 사용하면서도 부당한 세금혜택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현행 법인세법 등을 보면 법인의 경우 차량구입 시 차 값과 함께 취득세 등 갖가지 세금 뿐 만아니라 보험료, 기름 값과 같은 유지비 등을 무려 5년간 무제한으로 경비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줄잡아 연간 2조5천억 원 가량의 세금이 덜 걷힌다고 한다. 어마어마한 혜택이다. 사적인 용도로 필요한 차량을 법인 명의로 위장해 등록하는 이른바 ‘무늬만 회사 차’로 꿩 먹고 알까지 먹고 있다니 깜짝 놀랄 일이다.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이런 특별한 혜택을 받고 있는지 이해가 안된다.경실련이 제시한 사례를 보면 연간 손실 세금 2조5천억 원을 만든 사업자들의 특혜가 어떤 것인지 실감할 수 있다. 6천390만 원짜리 BMW 520d 차량을 구입해 연간 1만6천km 가량 주행한다면 5년간 약 1억800만원의 소득공제를 받고 이에 따른 세금 환급금도 5년
정부는 올해 안에 카지노 복합레저단지 2곳을 추가로 허가할 예정이다. 투자활성화 대책의 일환이라고 한다. 이에 지난 6월말까지 희망자 신청을 받았고 무려 34개 국내외 업체가 제안서를 제출했다. 17대1의 높은 경쟁률이다. 그것도 롯데 등 대기업 뿐 만아니라 수협과 수자원공사 등 공기업 까지 ‘카지노 대전’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카지노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카지노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더니 실감하고도 남음이 있다 하겠다.카지노는 사행산업이다. 그래서 국가마다 철저하게 관리·감독한다. 유럽과 남미에서는 휴양지나 관광지 등지에서만 영업이 허용되고 그 이외는 법으로 금지된다. 영국은 런던에 한해 당국의 감독아래 도박장 영업을 하고 있다. 유럽 카지노의 절반을 차지하는 프랑스는 칸·니스 등지에서 영업 중이다. 미국은 네바다 주의 라스베이거스·리노, 뉴저지 주 애틀랜틱시티, 노스다코타 주 파고 등지에 합법적인 카지노가 있다. 이렇듯 다른 모든 나라가 카지노를 전면 개방보다는 설치 지역을 제한하거나 정부의 철저한 감시 하에 둘 정도로 도박의 폐해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카지노의 수익성은 여러 곳에서 입증된다. 마카오는 지난 2002년 카지노산업
마치 조선왕조시대에 온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다른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산업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가히 현대판 ‘음서제(蔭敍制)’라 할 수 있는 노동계의 ‘고용세습’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음서제가 무엇인가. 조선시대 공신과 종실, 5품 이상 고위관료, 즉 특정계층의 자식이 과거를 치르지 않고도 관직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이다. 이런 제도가 지구촌의 무한경쟁시대에 아직도 우리의 노동현장에서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니 무슨 말로 설명이 가능할까. 어이가 없다는 말 밖에는 안 나온다.고용노동부가 최근 물류·유통업체를 포함해 매출액 10조 원대의 30대 대기업들을 상대로 조사해 보니 11개 기업(36.7%)에서 노동조합 조합원 자녀의 우선채용과 같은 ‘고용세습’ 조항을 단체협약 내용에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사·경영권과 관련해서는 노동조합의 동의 또는 합의를 전제로 하고 있는 기업도 절반에 가깝다고 한다. 늘 약자로만 봐 왔는데 노조의 위력이 이 정도인지는 짐작도 못했다.대기업의 ‘고용세습’ 내용을 보면 대우해양조선은 종업원을 신규 채용할 때 동일 조건이면 당사 종업원의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 한국지엠과 기아자동차, GS칼
노자의 도덕경에는 ‘유무상생(有無相生)’이란 구절이 있다. 있음과 없음, 즉 서로 상대적인 ‘너와 내’가 함께 사는 대화합의 정신을 이 구절에서 노자는 말하고 있다. 미래학자들은 상생의 논리가 21세기 인류를 이끌 지침으로 보고 있다. 상생은 공존이나 공생보다 더욱 포괄적이고 적극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한다.또한 ‘한솥밥을 먹는다’는 말도 있다. 한 가족, 한 식구, 한 직장임을 일컬을 때 쓰는 말이다. 밥솥의 밥을 나눠 먹을 정도의 끈끈한 가족애와 동료애가 깔려 있다. 형편이 어려울 때는 보통 이상의 친밀한 관계가 아니면 밥을 나눌 수 있는 관계를 맺기가 쉽지 않는 법이다. 먹고 살기 어려운 시절에 생겨난 말이 아닌가 한다. 함께 살아가는 공동운명체적 의미도 담고 있다.비록 ‘메르스’ 광풍으로 묻히긴 했지만 오랜만에 재계에서 ‘상생’과 ‘한솥밥’을 실감할 수 있는 훈훈한 소식이 들려왔다. SK하이닉스가 그 주인공이다. 이 회사 노사는 최근 타결한 임금협상을 통해 ‘상생협력 임금공유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일부 기업 가운데 성과를 협력업체와 공유하는 경우는 간혹 있긴 했으나 인상된 임금 자체를 협력사와 나누는 것은 기업사상 처음이라고 하니 의
자타공인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의료시설인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겪으면서 체면을 이만저만 구기고 있는 게 아니다. 지난 5월20일 국내 첫 메르스 확진환자를 찾아내고도 후속조치 잘못으로 평택성모병원에 이어 메르스의 ‘2차 진원지’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를 표방하는 ‘삼성’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것이 부끄러울 지경이다.전국을 그야말로 공포 분위기로 꽁꽁 얼어붙게 만든 메르스 사태는 첫 환자 확진 이후 한달이 되면서 그나마 기세가 한풀 꺾인 듯해 다행이다. 메르스 발병 한달을 살펴보면 확진환자 166명, 사망 24명(치명률 14.5%), 퇴원자 30명, 누적 격리자 1만1천400여명 등의 불명예 기록 남겼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잠복기간을 다 채우지 못한 격리대상자들이 상당수 있어 완전한 진정국면으로 예단하기가 어렵고 이번 주말(20-21일)이 고비가 될 것 같다는 입장이다.메르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진 것은 정부의 초기대응 실패와 정보 미공개 등이 주요 원인으로 거론되지만 2차 진원지인 삼성서울병원의 안이한 대처가 불을 지핀 꼴이 됐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확진환자 수가 전체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놓고 시끄럽다. 정부와 산업계, 환경단체 등 이해당사자들 간의 뜨거운 논쟁 때문이다. 정부가 이달 말 유엔에 제출할 예정인 ‘포스트2020’ 온실가스 감축 목표 안(案)이라는 것을 지난 11일 합동브리핑을 통해 내놓으면서 논쟁의 불씨가 다시 살아난 것이다. 온실가스로 인해 머지않아 북극의 얼음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촌이 온난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감축량을 놓고 밀고 당길 문제는 아닌듯하다. 오히려 어떻게 하면 온실가스를 더 많이, 더 빨리 줄일 수 있을까에 머리를 맞대야 할 상황이 아닌가 한다.정부는 2030년의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 연간 8억5천60만t을 기준으로 해 15%와 19%, 25%, 31%를 줄이는 4가지 시나리오을 제시하고 공청회와 국회토론회, 산업계, 환경단체 의견수렴 등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하게 된다. 가장 강한 감축 시나리오인 31%를 줄인다 해도 감축 후 배출량은 연간 5억8천500만t으로 우리나라의 2005년도 배출량 5억9천400만t에서 큰 변화가 없는 수준이다. 정부도 나름 고심했을 것이다. 온실가스 감축 때문에 경제성장을 포기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사태를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정부는 초기 대응에 실패하고는 우왕좌왕하기 일쑤다. 보건당국은 국민들이 가질 충격과 피해를 고려한다며 발병 병원을 감추기에 급급하다 10여 일이 지나고서야 마지못해 확진 환자가 거쳐 간 병원을 공개했다. 그것도 대통령이 공개를 당부해 이뤄졌다는 점을 유달리 강조하는 정부 고위관계자들의 모습에서도 뒷맛이 개운치 않다. 매번 그렇듯 사태가 커지고 나서야 관련 대책본부가 줄줄이 등장하고 국민들의 협조를 당부하는 전형적인 ‘뒷북’ 행정도 달라지지 않았다. 정부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시민들이 외출마저 꺼리면서 소비활동이 급격히 줄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가 더욱 얼어붙게 됐다.삼성서울병원과 같은 내노라 하는 대형 병원들조차 안이하고 부실한 환자 관리로 2차, 3차 감염자 까지 발생하게 했다. 심지어는 고열과 기침을 한다는 이유로 진료를 거부하는 바람에 환자가 여기저기 병원을 돌아다니는 ‘핑퐁 환자’까지 나왔다고 하니 사태가 눈덩이처럼 커진 이유를 짐작케 한다. 메르스가 전염성이 강한 질환임을 감안하면 누가 뭐라해도 선 조치부터 해야 하는 것이 병원의 일반적 상식이다. 최초 확진환자 발생 병원으로 1
삼성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지난달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 회사간 통합을 결의했다. 양사간 통합작업은 7월로 예정된 양사의 임시 주주총회 승인과 9월1일 합병의 수순 만을 남겨둔 셈이다.삼성이 밝힌 합병회사는 ‘衣·食·住·休+바이오’를 핵심으로 하는 글로벌 초일류 라이프스타일 창조기업이라고 한다. 건설과 상사, 패션, 식음, 바이오, 레저사업을 통합법인이 영위한다는 뜻이다. 양사 통합법인의 외형을 5년 뒤에는 지금의 2배로 키운다는 목표도 밝혔다.기업의 MA(인수합병)는 매우 흔한 만큼 이번 일이 새삼스러울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이번 삼성 핵심 계열사의 통합에 유독 재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삼성의 ‘3세 경영’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기 때문이다.앞서 삼성은 지난 2013년 12월 삼성에버랜드의 제일모직 패션부문을 흡수 합병한 것을 시작으로 에버랜드의 급식 식자재사업 분리, 건물관리사업 에스원 양도, 삼성SDI-제일모직 합병, 방위산업·화학 관련 4개 계열사의 한화그룹 인도 등 그룹 체질 강화를 위한 구조재편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이런 점에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은 구조조정의 종지부라 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