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며 누구나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인터넷 백과사전이자 이른바 집단지성의 산물인 ‘위키백과(百科)’에 나오는 붕당(朋黨)의 뜻은 이렇다. 조선 중기인 16세기 이후 특정한 학문적, 정치적 입장을 공유하는 양반들이 모여 구성한 정치 집단이다. 또한 붕당정치(朋黨政治)는 학문적 유대를 바탕으로 형성된 각 붕당들 사이의 공존을 특징으로 하는 조선의 정치 운영 형태로 ‘공론에 입각한 상호 비판과 견제’를 원리로 한다고 적혀 있다. 절대 권력에 대한 견제 세력이라는 긍정적 의미를 갖고 출발했지만 나중에는 결국 사리사욕을 위한 무지막지한 권력다툼으로 변질된 것이 붕당정치라 하겠다. 이런 붕당정치가 21세기에 다시 부활했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이 4.13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 작업을 벌이면서 완벽하게 재현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이름 아래서 멀고 가까움으로 패당을 만들더니 이제는 아예 문패까지 달았다. 진박, 친박, 비박으로 말이다. 그리고는 나와 같은 패거리가 아닌 상대를 헐뜯고 쳐내기 위한 온갖 명분을 찾는데 모든 에너지를 쏟아 넣고 있다. 이번 총선 공천 작업에서 더욱 노골화 됐다.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릴 정도의 끝장 혈투다. ‘막장 공천’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에서 대중적 게임으로 자리 잡은 바둑은 잘 알다시피 두 사람이 흑과 백의 돌을 가지고 사각형 판위에 번갈아 놓으면서 집을 차지하는 아주 간편한 놀이이다. 가로, 세로로 그어진 19줄로 생긴 361개의 교차점에 돌을 두면서 교차점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펼치는 싸움이 곧 바둑이다. 상대의 집을 부수고 내 집은 하나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서는 상대의 전략을 읽어야 하고 상대가 범접할 수 없는 묘수를 내놓아야 이길 수 있어 매판마다 긴장감과 기대감이 넘친다. 바둑을 잘 두고 못 두는 것은 상대가 펼치는 전략이 무엇이고 앞으로 어떻게 펼쳐 나갈 것인지를 빨리 감지하고 선수를 치는 것에 달려있다. 그래서 앞을 내다보는 수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 고수와 하수를 판가름한다. 대국을 하면서 경우의 수를 한꺼번에 간파하고 재빨리 대응하는 능력이 곧 실력이다. 상대의 의중 파악이 그 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또한 돌을 놓는 위치에 따라 그 수가 무궁무진하다보니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놀이로 간주돼 왔다. 수학 공식처럼 풀어낼 수 없을 정도로 때론 상대적이고 때론 정수가 아닌 ‘꼼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바둑에서 인간과 인간이 아닌 인간과
(서울 = CSR투데이) 경제성장률 하락, 수출 감소 등 최근 한국경제의 부진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각 분야에서 최소 5년 이상 하락세가 지속돼온 결과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6일 발표한 ‘위기의 한국경제, 마이너스 경제지표 증가’라는 보고서에서 산업, 수출, 소비, 거시경제 등 주요 경제 분야의 지표를 분석해 보면 현재 우리 경제는 구조적 장기 침체로 인해 경제 기반이 무너지고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다음은 전경련이 내놓은 10가지 지표별 진단 내용. 지표① - 노동생산성 2010년 1분기 20.4%까지 올랐던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2012년 4분기 1.2%를 기록한 이후 마이너스대로 하락하여 2015년 3분기까지 11분기 연속 0% 이하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노동생산성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임금은 같은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생산성과 보상의 미스매치로 인한 기업 부담이 가중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표② - 제조업가동률 제조업 평균가동률 또한 2011년 80.5%를 기록한 이래 4년 연속으로 하락해 2015년 74.2%까지 감소하였으며, 이는 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67.6%) 이후 가장
서울 삼청공원에서 터널을 지나 성북동으로 가다보면 왼쪽 편 북악산 중턱에 6채의 한옥으로 된 삼청각(三淸閣)이라는 곳이 나온다. 지금은 고급 한정식 집이지만 1972년 건립 당시부터 정치인들이 즐겨 찾고 여야 고위 정치인의 회동과 남북적십자회담, 한일회담의 막후 협상장소 등으로 이용됐던 곳이다. 또한 제4공화국 유신시절 요정정치의 산실로 여겨질 정도로 한때 정치현장이었다. 뿐만 아니라 종로일대의 오진암 등과 함께 일본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관광요정으로 이름을 날렸었다. 하지만 1980년대에 관광요정이 룸살롱 등에 밀려 쇠퇴하면서 삼청각 또한 1990년대 중반에 일반음식점 ‘예향’으로 이름을 바꿔 영업을 했으나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다가 2000년 서울시가 인수,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삼청각 하면 관광요정이 가장 먼저 떠오를 정도로 상징성이 큰 곳이다. 이런 삼청각이 지금은 리모델링 공사 후 공연장, 최고급 한식당, 찻집, 객실 등으로 새 단장해 거의 연중 전통 공연이 열리고 혼례나 약혼식 장소로도 사용되는 문화공간으로 대변신을 했다. 과거 화려했던 밤 문화의 이미지는 지난 세월 속으로 완전히 묻힌 상태다. 그런데
관광(觀光)은 ‘굴뚝 없는 공장’, ‘녹색 산업’이라 불릴 만큼 공해 없는 친환경 산업인데다 높은 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외화가득률 또한 타 산업에 비해 월등히 높아 국가마다 적극 장려하고 육성하는 부문이다. 사람들에게 교통, 숙박, 음식, 오락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이어서 국가 경제에 미치는 부수적 효과가 매우 크다. 더욱이 경제위기가 전 세계에 몰아친 지금의 상황을 생각하면 관광산업의 역할은 지대하다고 생각한다. 자본 부족에 시달렸던 우리의 1970년대를 되짚어 보자. 당시 박정희 정부는 국가경제 재건을 위해 외국자본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였다. 대통령도 입만 열면 외자 유치를 외쳤었다. 제조업이 보잘 것 없다보니 수출을 통한 외화획득은 엄두를 낼 수 없었고 그나마 베트남 전쟁 참전과 간호사와 광부 파독(派獨)으로 숨통을 트는 실정이었다. 말하자면 밑천이 짧아 큰돈을 벌지 못하는 처지였다. 이때 찾아낸 묘수는 ‘외국인 관광객’이었다. 일본인을 상대로 한 ‘기생관광’이 바로 그것이다. 당시만 해도 외화벌이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1966년부터 8년간 5만 명을 파견해 5천명 이상이 사망한 베트남전에서 번 외화가 9억 달러였지만 70년대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하고 잘 보지 않는 아리랑TV라는 것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국제방송교류재단이 국가 예산을 지원받아 운영하는 공영방송이다. 수익보다는 해외방송을 통한 국가 이미지 제고가 목적이어서 24시간 영어로 방송된다. 이렇다보니 2003년 이후 매년 수십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출범 당시 마련된 700억원의 기금이 거의 고갈돼 회사의 존폐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재정상태가 심각하다고 한다. 이런 아리랑TV의 방석호 사장이 도덕불감증적 일탈(逸脫)을 일삼아 구설에 올랐다. ‘초호화 해외 출장’ 때문이다. 경향신문과 뉴스타파,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 등이 전한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방 사장은 작년 9월 박근혜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해외 중계하기 위해 뉴욕 출장을 갔다. 출장길에 아내와 딸을 동반했고 뉴욕 도착 당일 현지 최고급 식당에서 캐비어(철갑상어) 등이 포함된 식사 값으로 113만원을, 박 대통령이 연설하던 당일에는 스테이크 전문점에서 63만 원을 각각 결제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최고급 차량을 렌트해 타고 다니면서다. 그러나 방 사장이 뉴욕의 한국 문화원 직원 5명, 유엔 한국대표부의 오준 대사, 유엔의 한국인 직원 등과 식사를 한
우리가 생활 속에서 자주 듣거나 한번쯤은 사용해 본 ‘개판 오분전’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6.25 전쟁 당시 피난민들의 집결지가 된 부산 국제시장의 무료급식소가 무상 급식을 하면서 밥이 다 돼 밥솥 뚜껑을 열기 5분 전에 “개판 오분전(開飯 五分前)!”이라는 말을 외쳤던 것이 그 유래라고 한다. 굶주린 피난민들이 밥을 배급받기 위해 일제히 무료급식소로 몰려들다보니 아수라장이 된 것은 당연지사다. 이런 유래로 이 말은 ‘배식 5분전을 알리는 말’이기도 하지만 질서 없이 막무가내로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아수라장을 만드는 다소 부정적인 의미로 쓰여지고 있다.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코 앞에 두고도 우왕좌왕 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우리 정치판이 꼭 이 모습이다. 19대 국회가 뭐 하나 제대로 해놓은 게 없는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터라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여의도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렇다보니 300명의 선량을 뽑는 선거의 계절을 맞고도 정치 흥행이 좀처럼 일어나지 않고 있다. 유권자인 국민들의 무관심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를 정치인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그들만의 게임에 몰두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16개 분야 240조원을 운용하는 대형 국책사업 등에서 예산 누수나 비리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며 ‘부패 방지 4대 백신 프로젝트’라는 것을 느닷없이 내놓았다. 그것도 황교안 국무총리가 직접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할 정도로 정부의 부패 근절 의지가 예사롭지 않다. 국민의 혈세로 추진되는 국책사업이 비리로 얼룩져서는 안 되는 만큼 이런 정부의 의지가 큰 박수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국책사업을 둘러싼 비리와 예산 누수가 얼마나 잦기에 이런 극단적 조치까지 나온 것일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정부의 ‘부패 방지 백신 프로젝트’는 ‘실시간 부패 감시’가 핵심 내용이다. 지금까지 사례로 볼 때 대형 국책사업이나 대규모 방위산업의 경우 규모에 비해 검증시스템이 미미해 사업이 끝 날 때까지 비리가 잘 드러나지 않는데다 비리가 발생하면 엄청난 국가적 피해를 끼치는 것이 사실이다. 정부도 이런 점을 감안해 ‘비리 예방 백신’을 국책사업에 미리 주사하겠다는 것이다. ‘실시간 감시’를 핑계 삼아 정부 조직만 잔뜩 늘려 자칫 예산만 축내는 ‘옥상옥’이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백신 프로젝트 내용을 보면 1조원 이상의 국책사업 중 비리
2016년 새해가 희망차게 밝았다. 1년을 채우면 어김없이 그 다음 해가 찾아오지만 우리 모두가 느끼는 2016년 새해가 예전 같지 않는 것은 왜 일까. 먹고 사는 문제가 없어야만 그야말로 태평성대(太平聖代) 일진데 그렇게 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감 때문인지 모른다.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속 시원한 희소식을 기대할 만한 구석이 하나도 없어 새해를 맞고도 올 일 년을 넘길 걱정부터 해야 할 판이니 이래저래 우울한 연초인 것 같다. 올해는 20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거가 있는 해이다. 국민을 대표해 법률을 만들고 국정을 심의하는 것이 국회의원의 역할이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는 만큼 국민의 공복으로서 민심을 살필 줄 알아야 한다. ‘가려 뽑힌 뛰어난 인물’이라는 뜻의 선량(選良)도 국회의원을 달리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지금의 국회의원은 어떠한가. 선거 때만 국민 앞에서 ‘을’ 행세를 하다 금배지만 달면 ‘갑’으로 변하는 이중적 모습을 보이는 게 일상사다. 보좌관의 급여를 편법으로 착복하는 몰상식적 ‘갑질’을 일삼고 특혜는 도맡아 누리면서 갖가지 이권에 개입해 금품을 수수하거나 온갖 청탁을 무감각적으로 해 데는 몰염치의 표상이다. 이런
정치인과 국민은 어떤 관계일까. 다소 생뚱 맞는 생각 같지만 작금의 우리나라 정치판을 보고 있노라면 문득 이런 생각이 저절로 떠올려진다. 이는 아마도 필요에 따라 국민을 왕으로 모시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국민 위에서 군림하는 정치인들의 행태 때문이 아닐까 한다. 어쩔 수 없어 국민의 대표로 뽑아 국회로 보내긴 했으나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마음에 드는 구석이라곤 눈을 닦고 봐도 찾아 볼 수 없는데도 꿋꿋하게 제 갈 길을 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그저 답답한 마음 뿐이다. 선거운동 때는 간이라도 빼 줄듯하다가 금배지를 달고 나면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갑질’을 일삼다 또다시 선거가 임박하면 국민을 ‘갑’으로 모시겠다고 하니 도대체 국회의원과 국민 가운데 누가 갑이고 을인지 분간이 안 간다. 국민이 뽑았지만 국민을 안중에 두지 않는 최고의 ‘갑’ 국회의원에게 국민을 두려워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4년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19대 국회의 마지막 해인 올 연말도 여의도 정치판은 어김없이 파장 분위기에 들어갔다. 내년 4월로 예정된 20대 총선 때문이다. 역대 국회에서 최악의 의정 평가를 받고도 상관없다는 투이다. 실제로 지난 10월 한국갤럽이 전국
올 연말 재계에 몰아치고 있는 감원 칼바람이 그 어느 때보다 매섭다. 그동안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광풍’ 수준이라는 말이 딱 맞을 정도다. 실적 부진에다 당장 내년도 경기조차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이 엄습한데 따른 기업들의 고육지책인 셈이다. 이런 산업현장의 칼바람이 우리 경제의 현상황을 반영하는 것이어서 내년도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온통 먹구름 뿐이다. 모든 것이 6년 전인 2009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경기 또한 침체를 벗어날 만한 뾰족한 묘수를 찾기가 어려워 보인다. 이래저래 우울한 연말이다.우리 경제의 침체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는 연말에 집중되는 대기업들의 인사내용을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삼성은 지난 4일 2016년도 정기임원인사에서 294명을 승진시켰다. 이는 작년(353명)보다 17%가 줄어 든 것인데다 임원 승진자가 300명에도 미치지 못한 것은 2009년(247명)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이런 우울한 인사 분위기 속에 삼성그룹 전체 임원 2천여 명 가운데 400명 이상이 물러났다고 한다. 특히 임원으로 승진한 지 1년 만에 큰 잘못도 없는데 자문으로 물러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
중국의 위안화가 미국 달러, 유로, 일본 엔, 영국 파운드화에 이어 다섯 번째로 국제 기축통화 대열에 합류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1월30일 오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본부에서 집행이사회를 열고 위안화의 SDR(특별인출권) 기반 통화편입을 결정했다. 편입시점은 내년 6월1일 부터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SDR 편입도 편입이지만 편입비율이 기존의 엔화(8.33%)나 파운드화(8.09%)보다도 높은 10.92%로 결정돼 일시에 세계 3대 통화로서의 위상을 갖게 된 점이다. 중국이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건설에 필요한 자금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을 제안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올해 6월에 무난히 출범시킨 데 이은 것이어서 세계 경제 속 중국의 비상(飛上)이 무섭게 보인다. 금, 달러에 이어 제3의 세계화폐로 지칭되는 SDR(Special Drawing Rights)은 IMF가 지난 1969년 도입한 일종의 가상통화로 회원국이 비상 상황 시 외화를 인출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IMF는 기축통화인 달러를 국제사회에 충분히 공급하려면 미국이 경상수지 적자를 감수해야 하고 만약 달러 공급을 중단하면 세계 경제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모순을 해결하기 위
서울시내 신규 면세점 사업자 선정과 관련한 후폭풍이 만만찮다. 뒷말도 무성하다. 이렇다보니 현행 사업자 선정 방법이 과연 옳은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면세점이라는 ‘황금알 낳는 거위’를 놓고 벌이는 대기업들, 그들만의 리그인지라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이 씁쓰레 하는 것은 당연하다. 면세점 사업이 엄청난 운영 수익과 도박중독이라는 후유증 때문에 정부가 철저히 규제하고 있는 내국인 출입 카지노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카지노와 면세점 모두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사업인데다 한번 잡으면 놓기 싫은 것이 공통점이다.유일한 내국인 출입 카지노인 강원랜드를 보자. 허가 당시 걸린 조건에 따라 수익금의 상당수를 사회에 환원하고도 상상이상의 수익을 챙기고 있다. 그야말로 ‘노나는’ 장사인 만큼 기득권을 지키려는 피나는 노력은 두말 할 것 없다. 시내 면세점 또한 면허 갱신 기간이 종전 10년에서 5년으로 짧아지긴 했으나 대규모 자금을 필요로 하는 정부의 현행 사업자 선정 방식 때문에 자연스레 재벌급 대기업들만의 철옹성 사업이 됐다. 카지노와 같은 특혜사업으로 분류되는 이유이다. 먹잇감을 지키려는 자와 뺏으려는 자의 치열한 물밑 다툼은 안 봐도 뻔하다. 앞으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였다. 8개월 전인 지난 3월 시작된 포스코 비리 수사를 두고 하는 말이다. 큰 기대를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 정부 들어서는 좀 다르지 않을까 했는데 혹시나 하고 기다려온 우리 국민들이 어리석었다는 생각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이번에도 권력 앞에 약한 것이 검찰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셈이다. 원칙을 소중히 여기고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꾸는 것을 최대의 국정철학으로 삼고 있는 지금 정부의 향후 행보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지 2년을 넘기면서 시작된 검찰의 포스코 비리 수사는 정준양 전 포스코그룹 회장과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을 비롯한 32명을 재판에 넘기는 것으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수사 초기만 해도 전 정권과 관련된 비리 수사인 만큼 국민적 관심을 끈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기소된 32명 중 17명이 구속 기소됐다고 하나 핵심 인물 5명은 모두 불구속 처리될 정도로 결과는 기대보다 초라하기 그지 없다. 그냥 놔둘 수 없으니 마치 가벼운 몇 가지 혐의로 면죄부를 위한 통과의례를 치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검찰이 ‘정치적’ 수사를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아니면 검찰의 수사능력이 이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방위산업(방산) 비리는 벗겨도 벗겨도 다시 나오는 그야말로 ‘양파껍질’ 같다. 국민의 안위와 직접적 연관이 있는 국방을 위한 방위사업 분야에서 저질러지는 비리는 이적행위나 다름없다. 사안이 그만큼 중차대하다는 뜻이다. 이런데도 방산관련 비리는 근절이 되지 않은 채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 나온다. 감사원은 지난달 29일 방위사업청이 해군의 소해함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기뢰제거장비를 118억 원이나 비싼 값에 사들였고 보증서를 확보하지 못해 637억 원 가량을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는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왜 이렇게 됐는지는 검찰이 수사를 해봐야 알 수 있겠지만 또 다른 방산비리 일게 뻔하다. ‘중이 고기 맛을 알면 절간에 빈대도 안 남는다’는 속담처럼 혹시라도 명령에 죽고 산다는 폐쇄된 군 생활 속에서 억눌려 지내다가 돈 맛을 알아버린 것은 아닐까. 방위산업 비리는 분명히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연이어 터져 나오면서 마치 최근의 일처럼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과거에는 군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이 모두 최상급 비밀로 여겨지는 바람에 겉으로 드러나지만 않았을 뿐이다. 어찌됐던 최근에 터져 나온 방산비리를 보면 문제가 보통 심각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