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새해가 희망차게 밝았다. 1년을 채우면 어김없이 그 다음 해가 찾아오지만 우리 모두가 느끼는 2016년 새해가 예전 같지 않는 것은 왜 일까. 먹고 사는 문제가 없어야만 그야말로 태평성대(太平聖代) 일진데 그렇게 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감 때문인지 모른다.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속 시원한 희소식을 기대할 만한 구석이 하나도 없어 새해를 맞고도 올 일 년을 넘길 걱정부터 해야 할 판이니 이래저래 우울한 연초인 것 같다. 올해는 20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거가 있는 해이다. 국민을 대표해 법률을 만들고 국정을 심의하는 것이 국회의원의 역할이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는 만큼 국민의 공복으로서 민심을 살필 줄 알아야 한다. ‘가려 뽑힌 뛰어난 인물’이라는 뜻의 선량(選良)도 국회의원을 달리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지금의 국회의원은 어떠한가. 선거 때만 국민 앞에서 ‘을’ 행세를 하다 금배지만 달면 ‘갑’으로 변하는 이중적 모습을 보이는 게 일상사다. 보좌관의 급여를 편법으로 착복하는 몰상식적 ‘갑질’을 일삼고 특혜는 도맡아 누리면서 갖가지 이권에 개입해 금품을 수수하거나 온갖 청탁을 무감각적으로 해 데는 몰염치의 표상이다. 이런
정치인과 국민은 어떤 관계일까. 다소 생뚱 맞는 생각 같지만 작금의 우리나라 정치판을 보고 있노라면 문득 이런 생각이 저절로 떠올려진다. 이는 아마도 필요에 따라 국민을 왕으로 모시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국민 위에서 군림하는 정치인들의 행태 때문이 아닐까 한다. 어쩔 수 없어 국민의 대표로 뽑아 국회로 보내긴 했으나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마음에 드는 구석이라곤 눈을 닦고 봐도 찾아 볼 수 없는데도 꿋꿋하게 제 갈 길을 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그저 답답한 마음 뿐이다. 선거운동 때는 간이라도 빼 줄듯하다가 금배지를 달고 나면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갑질’을 일삼다 또다시 선거가 임박하면 국민을 ‘갑’으로 모시겠다고 하니 도대체 국회의원과 국민 가운데 누가 갑이고 을인지 분간이 안 간다. 국민이 뽑았지만 국민을 안중에 두지 않는 최고의 ‘갑’ 국회의원에게 국민을 두려워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4년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19대 국회의 마지막 해인 올 연말도 여의도 정치판은 어김없이 파장 분위기에 들어갔다. 내년 4월로 예정된 20대 총선 때문이다. 역대 국회에서 최악의 의정 평가를 받고도 상관없다는 투이다. 실제로 지난 10월 한국갤럽이 전국
올 연말 재계에 몰아치고 있는 감원 칼바람이 그 어느 때보다 매섭다. 그동안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광풍’ 수준이라는 말이 딱 맞을 정도다. 실적 부진에다 당장 내년도 경기조차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이 엄습한데 따른 기업들의 고육지책인 셈이다. 이런 산업현장의 칼바람이 우리 경제의 현상황을 반영하는 것이어서 내년도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온통 먹구름 뿐이다. 모든 것이 6년 전인 2009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경기 또한 침체를 벗어날 만한 뾰족한 묘수를 찾기가 어려워 보인다. 이래저래 우울한 연말이다.우리 경제의 침체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는 연말에 집중되는 대기업들의 인사내용을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삼성은 지난 4일 2016년도 정기임원인사에서 294명을 승진시켰다. 이는 작년(353명)보다 17%가 줄어 든 것인데다 임원 승진자가 300명에도 미치지 못한 것은 2009년(247명)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이런 우울한 인사 분위기 속에 삼성그룹 전체 임원 2천여 명 가운데 400명 이상이 물러났다고 한다. 특히 임원으로 승진한 지 1년 만에 큰 잘못도 없는데 자문으로 물러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
중국의 위안화가 미국 달러, 유로, 일본 엔, 영국 파운드화에 이어 다섯 번째로 국제 기축통화 대열에 합류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1월30일 오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본부에서 집행이사회를 열고 위안화의 SDR(특별인출권) 기반 통화편입을 결정했다. 편입시점은 내년 6월1일 부터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SDR 편입도 편입이지만 편입비율이 기존의 엔화(8.33%)나 파운드화(8.09%)보다도 높은 10.92%로 결정돼 일시에 세계 3대 통화로서의 위상을 갖게 된 점이다. 중국이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건설에 필요한 자금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을 제안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올해 6월에 무난히 출범시킨 데 이은 것이어서 세계 경제 속 중국의 비상(飛上)이 무섭게 보인다. 금, 달러에 이어 제3의 세계화폐로 지칭되는 SDR(Special Drawing Rights)은 IMF가 지난 1969년 도입한 일종의 가상통화로 회원국이 비상 상황 시 외화를 인출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IMF는 기축통화인 달러를 국제사회에 충분히 공급하려면 미국이 경상수지 적자를 감수해야 하고 만약 달러 공급을 중단하면 세계 경제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모순을 해결하기 위
서울시내 신규 면세점 사업자 선정과 관련한 후폭풍이 만만찮다. 뒷말도 무성하다. 이렇다보니 현행 사업자 선정 방법이 과연 옳은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면세점이라는 ‘황금알 낳는 거위’를 놓고 벌이는 대기업들, 그들만의 리그인지라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이 씁쓰레 하는 것은 당연하다. 면세점 사업이 엄청난 운영 수익과 도박중독이라는 후유증 때문에 정부가 철저히 규제하고 있는 내국인 출입 카지노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카지노와 면세점 모두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사업인데다 한번 잡으면 놓기 싫은 것이 공통점이다.유일한 내국인 출입 카지노인 강원랜드를 보자. 허가 당시 걸린 조건에 따라 수익금의 상당수를 사회에 환원하고도 상상이상의 수익을 챙기고 있다. 그야말로 ‘노나는’ 장사인 만큼 기득권을 지키려는 피나는 노력은 두말 할 것 없다. 시내 면세점 또한 면허 갱신 기간이 종전 10년에서 5년으로 짧아지긴 했으나 대규모 자금을 필요로 하는 정부의 현행 사업자 선정 방식 때문에 자연스레 재벌급 대기업들만의 철옹성 사업이 됐다. 카지노와 같은 특혜사업으로 분류되는 이유이다. 먹잇감을 지키려는 자와 뺏으려는 자의 치열한 물밑 다툼은 안 봐도 뻔하다. 앞으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였다. 8개월 전인 지난 3월 시작된 포스코 비리 수사를 두고 하는 말이다. 큰 기대를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 정부 들어서는 좀 다르지 않을까 했는데 혹시나 하고 기다려온 우리 국민들이 어리석었다는 생각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이번에도 권력 앞에 약한 것이 검찰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셈이다. 원칙을 소중히 여기고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꾸는 것을 최대의 국정철학으로 삼고 있는 지금 정부의 향후 행보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지 2년을 넘기면서 시작된 검찰의 포스코 비리 수사는 정준양 전 포스코그룹 회장과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을 비롯한 32명을 재판에 넘기는 것으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수사 초기만 해도 전 정권과 관련된 비리 수사인 만큼 국민적 관심을 끈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기소된 32명 중 17명이 구속 기소됐다고 하나 핵심 인물 5명은 모두 불구속 처리될 정도로 결과는 기대보다 초라하기 그지 없다. 그냥 놔둘 수 없으니 마치 가벼운 몇 가지 혐의로 면죄부를 위한 통과의례를 치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검찰이 ‘정치적’ 수사를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아니면 검찰의 수사능력이 이
가을이 가고 쌀쌀해지는 이맘 때면 각종 매체 사회공헌 코너에 꼭 등장하는 장면이 있다. ‘사랑의 연탄배달’이다. 연탄을 난방 및 취사연료로 사용하는 저소득층ㆍ취약계층 사람들에게 연탄을 기부하고 또 직접 배달을 해 준다는 좋은 취지의 행사이다.문제는 이 행사가 좋은 취지임에도 불구하고 의례적 혹은 관례적으로 겨울철 사회공헌의 단골 아이템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체 혹은 기관의 대표자, 단체장 들과 지역 국회의원, 유지 등이 참여해 ‘훈훈한 온기를 나눈다’는 식의 멘트를 남기는 패턴이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취약계층에게 연탄을 제공하는 기관 관계자 말에 따르면 연탄은 실물 혹은 현금이 아닌, 쿠폰으로 제공된다. 일정금액이 명시된 쿠폰인데 일부 사람들이 이 쿠폰으로 연탄을 구입하지 않고 현금으로 바꾸는, 이른바 ‘깡’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어서 금액을 낮은 단위로 잘라서 여러 장의 쿠폰으로 제공한다.연탄쿠폰을 제공받은 사람이 쿠폰의 금액만큼 연탄을 구입하면 연탄공급업자가 연탄공장으로부터 연탄을 공급받아 직접 집으로 배달을 해 준다. 그러니까 ‘사랑의 연탄배달’이라는 명목으로 줄을 서서 연탄을 나르는 행사는 엄밀히 말해 연탄을 사용하는 취약계층을 위한 것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방위산업(방산) 비리는 벗겨도 벗겨도 다시 나오는 그야말로 ‘양파껍질’ 같다. 국민의 안위와 직접적 연관이 있는 국방을 위한 방위사업 분야에서 저질러지는 비리는 이적행위나 다름없다. 사안이 그만큼 중차대하다는 뜻이다. 이런데도 방산관련 비리는 근절이 되지 않은 채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 나온다. 감사원은 지난달 29일 방위사업청이 해군의 소해함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기뢰제거장비를 118억 원이나 비싼 값에 사들였고 보증서를 확보하지 못해 637억 원 가량을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는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왜 이렇게 됐는지는 검찰이 수사를 해봐야 알 수 있겠지만 또 다른 방산비리 일게 뻔하다. ‘중이 고기 맛을 알면 절간에 빈대도 안 남는다’는 속담처럼 혹시라도 명령에 죽고 산다는 폐쇄된 군 생활 속에서 억눌려 지내다가 돈 맛을 알아버린 것은 아닐까. 방위산업 비리는 분명히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연이어 터져 나오면서 마치 최근의 일처럼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과거에는 군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이 모두 최상급 비밀로 여겨지는 바람에 겉으로 드러나지만 않았을 뿐이다. 어찌됐던 최근에 터져 나온 방산비리를 보면 문제가 보통 심각한
한국 최초(사실상은 대한제국부터)의 자동차에 관한 자료를 찾을 일이 생겼다. 인터넷으로 서치를 해 보니 고종이 1903년 재위 40주년 기념으로 미국 포드사에서 포드 모델A라는 오픈카를 사들인 게 한국 역사상 최초로 수입한 자동차라고 한다. 그런데 이게 거의 다 블로그 등에서 떠도는 글이라서 공식적인 근거가 없었다. 이미지들도 그 출처가 불분명했다.국립고궁박물관에 문의를 했더니 고종이 타던 자동차는 없고 순종이 타던 자동차만 두 대 전시하고 있다고 했다. 다시 인터넷을 서치하니 2009년 하이서울페스티벌때 덕수궁에서 고종 관련 전시를 할 때 고종의 어차가 전시된 적이 있다고 어느 블로그에 사진까지 올려져 있었다.덕수궁에 전화를 해 전시담당자를 찾아 문의를 하니 아마 서울시 모처 박물관이나 고궁박물관일 것이라고 한다. 대행사를 통해 진행했으니 담당자가 정확한 루트를 모를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서울시 다산콜센터에 문의를 했다. 메시지로 답변이 왔는데 그 유물은 국립고궁박물관에 있다고 했다. 고궁박물관에 다시 전화를 하니 자기들이 아는 바 고종의 어차는 없다고 했다.다시 인터넷을 꼼꼼히 서치해 보니 지난해 진해군항제 행사 때 함께 열린 세계클래식카 전시회
요즘 젊은이들이 결혼을 주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는 마치 ‘주거비 부담’ 때문에 청년층이 결혼을 기피하고 있는 것처럼 보고 있는 것 같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제3차 저출산·고령화사회 기본대책 시안이라는 것을 보면 그렇다. 이번 대책은 내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를 정부차원에서 다뤄볼 요량으로 만든 것이다. 내용을 보면 신혼부부에 대한 전세자금 대출 한도를 늘려주는 것이 눈에 띈다. 결혼연령을 낮추고 결혼비용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한 것이다. 결혼 연령을 문제 삼은 것은 여성 가운데 25살 전에 결혼한 사람은 평균 2.03명의 아이를 낳는데 반해 35살을 넘어 결혼 하면 평균 출산이 1명도 채 되지 않는 0.84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결혼연령을 낮추면 저출산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핵심 내용으로 삼은 것 같다. 통계상으로는 분명이 맞는 말이다. 이런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정부가 만든 ‘결혼연령 낮추기’ 해법을 보면 우선 결혼을 앞둔 무주택 예비부부와 결혼 5년 미만 신혼부부에게 주거비를 지원해 줄 방침이다. 신혼부부를 위한 ‘버팀목 전세자금’의 대출한도가 수도권은 1억 원에서 1억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