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탄생한 역사는 인간보다 200만년 앞선다고 한다. 인간의 역사를 원숭이 단계에서부터 오래 잡아 100만년이라고 쳐도 그 세배가 되는 오랜 세월 전부터 말은 이미 지구에서 살아왔던 것이다.인간은 현재 그 역사에서 최고조의 복잡성을 지향하고 있다. 자연과학과 의학, 컴퓨터화된 기계장치들에 이르기까지 인류 문명은 놀랍게 진화해왔다. 현재 인류의 중요한 라이프패턴이 되어 있는 인터넷을 활용한 에너지 공유를 논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물론 핵과 쓰레기들로 인한 생태계 파괴의 위험도 문명의 발전에 비례해 가공할 수준으로 증가해 있다.반면 말은 그 복잡한 단계를 지나 최고의 단순성을 지향하는 쪽으로 진화했다고 한다. 말은 힘차고 역동적인 동물로 상징되지만 사실은 엄청 겁이 많은 동물이다. 겁이 많다기 보다는 싸움을 싫어해서 싸울 일이 있으면 재빨리 도망가는 쪽으로 스스로를 진화시켰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말과 친했고 현재 말농장을 하는 사장님 말씀인데 일견 그럴듯하게 들린다.그렇게 평화지형적인 동물인 말이 동서를 막론하고 인간의 전쟁과 살육을 위해 동원되어 왔다. 관우나 알렉산더대왕의 무용담을 만들기 위해서 그 겁많은 말들은 인간이 도륙되는 꼴들을 보면서 얼마나 무서
가창오리. 수만 마리가 군집을 이루어 산다. 떼를 지어 나는 모습이 장관인지라 주로 군무 사진들로 유명한데 자세히 보면 꽤 덩치도 크고 예쁘게 생겼다. 얼굴에 노랑과 녹색 태극무늬가 있어서 북한에서는 태극오리라고 불리기도 한다.영어 명 Baikal Teal. 이름 그대로 바이칼 호에서부터 시베리아를 거쳐 한국 땅에 들어와 겨울을 난다. 바이칼 호수에서 우리나라까지 장장 4천 킬로미터의 거리를 쉬지 않고 꼬박 일주일 가량 날아온다. 장거리 비행을 대비해 먹이를 잔뜩 먹고 몸을 부풀린다고는 하지만 엄청난 스태미너이다. 그 가공할 생명체들이 지난 달 수만마리씩 집단으로 떼죽음을 했다고 한다.정초부터 한반도를 강타한 조류독감 파동의 주 발생원인이 겨울철 대표철새인 가창오리로 파악됐다. 가창오리는 겨울 강변을 아름답게 수놓는 관광자원에서 닭과 오리를 집단 폐사시키는 병균의 보균자로 신세가 급전락했다. 떼죽음당하고 있는 가창오리를 보러 철새도래지를 찾는 사람들이 없어졌음은 물론이다. 가창오리를 생각하기 보다는 치킨집에서 치킨을 먹어도 되느냐 안되느냐 하는게 인간사회의 관심사일 뿐이다.그런데 비슷한 시기에 한국에서는 조류독감 못지않은 악성바이러스가 퍼졌다. 1억명이 넘는
세계적인 독일 생명보험사인 알리안츠는 33개국 약 400명의 보험 전문가들에게 올 한 해 무엇이 기업에게 위험요소가 될 수 있는 가에 대해 질문한 내용을 수치화하여 2014 위험 요소를 최근 발표했다.생산 및 공급 과정에 대한 분석의 중요성 증대근래 들어 세계적으로 기업 운영이 중단되거나 상품의 연쇄적인 생산 및 공급 과정이 중단되는 것이 기업에 가장 큰 위험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기업운영의 중단과 상품의 연쇄적인 생산 및 공급 과정의 중단이 전체 손해보험 중에서 약 50-70%의 손해를 야기한 걸로 나타났으며 이 액수가 매년 약 260억 달러에 달한다. 이러한 손해를 극복하기 까지는 때때로 몇 년씩 필요하기 때문에 오스트레일리아, 브라질, 독일, 프랑스, 영국, 미국 등 경제 중추 역할을 담당하는 국가들이 기업 운영의 중단이나 생산 및 공급 과정의 중단을 큰 위험 요소로 보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알리안츠의 위험경영 자문위원회 회장인 파울 카르터는“세계에서 공급의 복잡성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 복잡성으로 인해 자연재해나 IT/통신수단의 사용 중지, 교통문제, 납품업체의 파산 또는 정치적인 폭동과 같은 모든 위험 요소에 의해 도미노효과가 나타
STX팬오션의 법정관리 신청은 한국해운의 현주소를 다시금 짚어보게 하는중대 분수령이다.팬오션은 국내 1위 벌크선사이자 3위 해운선사이다.이 정도면 대마의 붕괴로 요약할 수 있다.장부를 한번 보자.1분기 매출 1조1406억원 ,영업손실 829억원 임직원수 2603명이다.주요주주는 지주회사인 STX,산업은행이다.산업은행이 인수를 검토하려다 주춤한 것은 다름 아닌 빚때문이다.은행채권 7천억, 회사채 1조2천억등 5조원에 달하는 부채가 있다.유천일 신임대표는 '뼈를 깎는 자구노력으로 회생을 기한다'고 했지만쉽지 않다.먼저 시황이 안좋다. 건화물지수인 BDI지수는 800대로 여전히 바닥세이고 개선조짐도 없다. 글로벌 경기회복 전망이 밝지 않다.중국도 성장률 둔화를 겪으면서 화물량이 줄었다.실어 나를 화물이 늘지 않는다는 것이다.이런 현실여건을 직시한다면 시황에 의존하는 자구노력을 생각한다면 팬오션의 전망 역시 어둡다.글로벌 경기에 종속된 형태의 영업방식을 유지하는 한 비가 오기를 기다리는 천수답 논과 다를 바 없다.글로벌 경제가 호황일때 별다른 노력없이 화물을 실어 나를 수 있었다.그게 영원하리라는건 정말 착각이었다.인수합병을 통해 어느날 골리앗으로 성장한 STX의
윤진숙장관이 모처럼 언론에 출연했다. CBS라디오 대담 프로다. '바다의 날'을 맞아 주무부처의 수장을 초청한 형식으로 진행된 대담에서 윤진숙장관은 해운업의 위기, 수산물 유통과정을 4단계로 축소하는 등의 당면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5월31일은 바다의 날이다. 올해로 18번째이다. 지난 정부에서 해양부산부가 사라져 바다의 날의 의미가 좀 퇴색된 감이 있었기에 올해 바다의 날을 맞는 감회나 의미가 다르고 당연히 그렇게 규정하는 게 부활의 의미를 찾는 것이리라. 늘 그렇듯이 이런 저런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서해 만리포 해수욕장에서는 사흘간 바다의 날 축제의 장이 펼쳐지고 지자체에서는 해안가 쓰레기도 줍기 행사도 개최되며 마라톤행사도 열린다.그러나 바다의 날을 지켜보는 마음은 좀 착잡하달까. 뭔가 허전하다는 감을 지울 수 없다. 각양각색의 행사개최 소식을 접하면서 바다의 날을 축하하고 더불어 하는 것은 좋지만 축하의 의미가 너무 행사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해양수산인들이 지금 온몸으로 절감하듯이 위기의 삼각파도 속에서 출구모색을 도모하고 있는 게 한국해양수산의 현실이다. 해운업계를 보면 글로벌 위기 속에 난파되어 있고 언제 파국이 닥칠
요즘 독일에선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과거사' 논쟁이 뜨겁습니다. 이는 메르켈의 새로운 전기가 발간되면서 불이 붙었습니다. 책 제목은 '앙겔라 M의 첫 번째 삶'(DAS ERSTE LEBEN DER ANGELA M.). M은 메르켈의 앞 철자죠. 제목에서 비밀에 휩싸인 과거사를 암시하는 듯 하죠.이 메르켈의 전기에 따르면 그녀가 과거 동독시절에 동독 청년조직인 FDJ조직 선전, 선동비서로 역할을 했다는 것인데, 이는 통일 이전에 일체의 정치조직에 가담한 적이 없다는 기존에 알려진 사실을 뒤집는 것이어서 파문을 낳고 있죠. 이 전기를 쓴 기자들이 보수논조신문인 벨트와 빌트의 기자라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보수신문은 사실상 같은 편이랄 수 있는 기민당의 메르켈 자서전에서 새로운 팩트를 '폭로'해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게 되었으니 말입니다.간행 출판사인 PIPER 홈페이지에서 요약된 내용을 보니 메르켈이 철저하게 준비된 상태로 통일소용돌이 국면에서 정치에 입문했고 그 과정에서 동독 마지막 총리였던 드메지르의 협력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메르켈은 드메지르내각의 대변인으로 발탁됐었죠. 나아가 메르켈은 '독일 통일을 반대했었고, 당시 동독개혁이 서독식으로 전환해서는 안 된다
김포 고촌에 자리한 경인아라뱃길 터미널은 이명박 정부 시절에 야심 차게 삽질을 한 4대강 토목공사 중 하나입니다. 경인운하로 시작하다가 경인아라뱃길로 바뀌었습니다.총 사업비 2조 2,500여 원을 들여 만든 이 뱃길은 폭 80미터, 수림 6.3미터로 500톤 규모의 화물선 두 척이 양방향을 다닐 수 있는 규모입니다. 경인운하를 따라 36킬로미터의 자전거 도로와 경관 도로가 있습니다. 휴일이지만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차량도 별로 다니지 않는 도로는 한산하기만 한데 이정표만 외롭게 서 있는듯합니다. 물 위에는 손님 없는 요트만 묶여 출렁거릴 뿐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요트를 타고 망중한 즐기는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뱃고동 소리가 들려 터미널 쪽을 바라보니 유람선이 눈에 들어옵니다. 유람선이 다니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돈을 많이 들여 경인아라뱃길을 만들어 놓고 경제성이 앞으로도 크게 낮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죠. 여객 수송을 92만명 예측했으나 실제 23만명 밖에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아라뱃길 사업의 낮은 경제성 탓에 수자원공사가 재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지속관리가 어렵게 되고 수질이 심각하게 악화할 수도 있음은
인천항만공사는 7일 대청소를 실시했다. 항만 구석구석 더러운 곳을 임직원 및 부두 운영업체들과 함께 쓸고 닦고 했다. 이런 행사는 가을에도 연례 행사로 하고 있다. 좋은 일이다. 내 집 청소를 내가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이런 일을 통해 직원간 화합도 도모하고 항만의 청정도 점검하기에 그렇다. 대청소를 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러나 대청소를 넘어서서 항만의 클린(Clean) 문제에 대해서는 그렇게 정기적으로 대청소를 하듯이 실천의지나 계획이 있느냐는 점을 묻고 싶다.지금 인천항만공사는 8부두 문제로 주민들과 여전히 갈등 중이다. 요지는 8부두의 오염이 주민들 건강과 생활영역까지 미치고 있으니 대체부두로 옮겨주고 그 부두를 시민공원으로 돌려 달라는 것이다. 허무맹랑한 주장도 아니고 정치적 의도가 있는 주장도 아니다. 현상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미래를 생각하는 촉구이다. 그런데 인천항만공사의 태도는 요지부동이다. 8부두가 이미 오염판정으로 이전이 타당하다는 결론이 났음에도 부두운영사 눈치보기로 이전을 뭉그적대고 있다.부두운영사들과의 재계약이 확실시된다. 이 같은 태도는 인천항만공사의 사회책임 경영이 아니다. 사회책임 경영은 재무적 실적과 달리 이런 환경적
이탈리아인들이 즐기는 에스프레소 커피잔은 작습니다. 원래 에스프레소가 진한 향이지만 유독 작아 보입니다. 에스프레소는 이탈리아인들의 마음 같은 커피고 무척 에스프레소를 좋아하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장거리 운전 중에 잠시 휴식을 하면서 그동안 달려온 인생길을 음미하듯 에스프레소를 마시던 이탈리아 트럭 운전사도 기억에 새롭습니다.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가 세계인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데워주는 운동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다름 아닌 서스펜디드 커피(Suspended Coffee), 이탈리아어로 Coffee Sospeso, 일종의 커피 자선 운동인데 간단합니다. 서스펜디드 커피점에서 커피를 마시는 고객이 두 잔을 주문합니다. 한 잔은 본인의 것, 다른 한 잔은 누군가의 것. 그 누군가는 아무도 모릅니다. 나중에 이 가게에 와서 커피를 마시고 싶은 이에게 주라고 미리 값을 지급하는 것이죠. 일종의 익명 커피 기부입니다.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서로 모릅니다. 그리하여 나그네가 방문해서 여기 그 커피 있느냐고 물으면 "네, 여기 지불한 커피가 있습니다. 한 잔 대접해 드릴까요?" 합니다.원래 이 운동은 이탈리아 미항 나폴리에서 시작되었다죠. 100년 넘는 전통을 갖고 있습
김무성의원이 여의도 입성하면서 구설수를 자초했다. 부산 영도 재보선에서 당선된 뒤 25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해양수산부 입지를 묻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다.그는 해양수산부 위치로 세종시를 주장했다. 중앙부처와 같이 있어야 힘이 실린다는 게 그의 논리다. 이어 대선 때 해양수산부 부산 유치 공약은 표를 얻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이 정도면 뭐라고 해야 하나. 말 바꾸기가 아니라 사기다. 표를 위한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고, 화장실 가기 전과 갔다 온 뒤 태도가 달라지는 거나 진배없는 태도다.해양수산부의 위치 문제는 공약이행의 퍼센트 문제가 아니라, 어디에 입지하느냐의 가부문제이기에 더욱 그렇다. 부산출신으로 중진급인 그가 부산에 해양수산부를 갖고 오겠다고 했을 때 부산시민들은 그럴 수 있겠다며 그의 발언을 신뢰했을 것이다. 거기에는 중량감 있는 박근혜 후보 측근이니 능히 해낼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6개월도 안돼서, 더욱이 다시 국회에 입성한 후 해양수산부 입지에 대한 입장이 180도 바뀐 것이다. 부산시민에게 용서를 구하겠다고 했는데 이런 행태가 정치공학적인 구태이다.해양수산부는 그 상징성 때문에 부산에 있는 것이 더 나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