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지각 현판식을 하는 사진에서 백색천을 보면서 하얀 고래를 떠올렸다. 미국작가 허먼 멜빌의 명작 '모비딕(백경)'의 하얀 고래 말이다. 포경선 피쿼드호 에이헵 선장은 지난 항해에서 고래에게 한쪽 다리를 잃는 부상을 당하지만 물러서지 않는다. 그는 그 고래를 찾으러 대서양,인도양, 태평양 바다를 광기의 투혼으로 돌아 다닌다. 커피점의 유래가 된 이름인 1등 항해사 스타벅스가 고래에게 복수를 한다는 것이 무모하고 미친 짓이라고 하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집념의 항해를 하다 일본근해에서 모비딕을 만난다. 그러나 에이헵 선장을 비롯해 배는 고래를 잡는데 실패하고 침몰해 선원들은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멜빌의 백경은 불굴의 의지를 구현하는 인간 의지로 상징되는 해양문학의 백미로 평가 받고 있다.멜빌의 백경 장면을 해양수산부에 비유하면 이렇다. 자질과 능력 논란으로 함량 미달이라는 주홍글씨를 단 윤진숙장관은 다리 잘린 에이헵 선장이다. 윤장관은 에이헵처럼 폭격같은 상처를 입은 것이다. 그럼에도 윤진숙은 포경선 피쿼드호라 할 수 있는 해양수산부 선장으로 탑승했다. 윤진숙은 선장이다. 에이헵 선장이 하얀 고래에게 복수하기 위해 바다에서 집념을 불태웠듯이 이제 윤진
예전 라디오 DJ로 이름을 날린 황인용의 인터뷰 기사를 읽었습니다. 요즘 파주에서 음악실을 한다는 근황을 전하는 그가 말한 내용 중 인상 깊은 대목이 있어 공유하고자 합니다."옛날에 인기도 끌고 유명해져서 우쭐하기도 했지만, 생각해 보니 결국은 남의 덕에 산다."그의 결론이었습니다. 그에 대한 설명으로 최근 음악을 듣는 느낌이 많이 다른데 음악을 듣다 보니 "아 다른 사람이이렇게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놓지 않았으면 이 즐거움을 내가 어떻게 누리겠는가."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음악 듣는 일이 더욱더 즐겁고 감사하다." 그는 전합니다.맞습니다. 우리가 못 깨닫고 살아서 그렇지 남의 덕에 사는 게 분명합니다. 너무도 당연해서알지 못하고살고 있는가요. 자연이 있으니 온갖 야채를 먹을 수 있고, 부모가 있으니 내 몸이 태어났고, 비행기가 있으니 먼 나라로 여행을 갑니다. 당연하다 여기겠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단순한 게 아니지요. 실제 사인 간에도 서로 고마운 일이 있는데 우리는 조금만 섭섭하고 뒤틀리면 감사를 잊고 남을 찌르고 고자질하는 게 익숙해져 있죠. 그런 걸 종종 정의로 포장해 고소 고발이 남발하는데 남을 이해하지 못하고배려하지 못한 이기주의의 단면입니
강원도 고성군 황종국 군수는 요즘 맘이 편치 않습니다. 지속가능한 판로 개척에 애로를 겪고 있는 어민을 생각하면 앞이 캄캄하다고 합니다. 말짱 도루묵이라는 말처럼 원 상태대로 되돌아간 그 도루묵 때문에 고을의 책임자인 황 군수뿐 아니라 요즘 동해안 어민들이 울상입니다.고성군 거진항의 겨울철 주 어종은 명태였습니다. 그러나 명태 구경한 지가 오래되었고 환경이 변화되어 명태가 안 잡힙니다. 꿩 대신 닭이라고 그나마 도루묵이 많이 잡히는데 문제는 판로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도루묵도 상물림의 말짱 도루묵이 아니라 귀한 대접을 받고 일본까지도 수출했는데 왜 사정이 이렇게 악화되었을까요?지난 겨울 갑작스레 도루묵이 많이 잡혔기 때문이랍니다. 풍어의 기쁨도 잠시 가격폭락으로 생산비도 못 건질 지경에 이른 것이죠. 고성군의 지난 겨울 도루묵 어획량은 전년도보다 200톤 가량 많습니다. 많이 잡히다 보니 값은 폭락해 소득이 30퍼센트 가량 줄었다죠. 지난 겨울 거진 방문 때 썰렁했던 시내 분위기가 떠오릅니다.안 잡혀도 탈, 많이 잡혀도 탈인 게 바다의 물고기입니다. 이에 고성군은 행정지원 차원에서 도루묵 판로를 찾아 판촉을 전개하고 있는데, 실적이 영 신통치 않다고 합
참으로 거시기하다는 표현이 적절한 것 같다.무난히 통과가 예상되던 윤진숙 해수부 장관 후보 청문회를 마쳤으나보고서 채택에 난항을 겪고 있다.이유는 청문회에서 질의했던 의원들이실망을 넘어 자질이 의심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여당의원들도 대체로 고개를 갸우뚱하는 상황이다.윤 후보자는 미혼이고 행정경험이 없어 도덕성보다는 주로 직무 자질 검증으로 진행되었다.그런 측면에서 제대로 된실력을 보여줄기회였는데안타깝게도 함량 미달이라는 평가가 나온 것이다.윤 후보자는 연구원 출신으로 전문성에 기대를 건 것도 사실이다.더욱이 여성 해수부장관으로서 새 정부에 참신성을 보탤 기대도 컸다.연구원 출신으로 공부 실력에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은황주홍 의원이"임명된 뒤 40여 일이 지났는데 그동안 뭐했느냐"는 타박이 증명하고 있다.설령 후보자의 전공 분야가 아닐지라도그 정도 시간이면 충분히 학습할 시간이 되는 것이다.결국, 문제파악 능력의 결함을 드러냈다고 보이는 것이다. 전혀 박사다운전문적인 모습이 안 보였다.그런대처능력으로 해양수산부의 큰 그림을 듣는 것은 무리였고기대를 걸었던 전문성이 오히려 무능으로 낙인되는역전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모른다는 답변과 그냥'물으면 웃지요.'
교황청은 독특한 체제를 가지고 있는데 대표적인 게 ‘콘클레베’라는 교황 선출방식이죠. 한 장소에 입장해 토론 없이 투표로 선출될 때까지 회의하는 시스템인데, 이번 신임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그런 절차를 밟았습니다.의외의 인물이 되었다고 언론들은 평했는데 그건 단지언론의 시각이고 청빈, 금욕이 상징인 새 교황은 선출되자마자 봄바람처럼 상큼한 회복을 주고 있습니다. 꼭 가톨릭 신자가 아니더라도 그의 메시지와 태도에 공감하고 행동에서 감동을 합니다.새삼 콘클레베라는 가버넌스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토론 없이도 시대가 요구하는 교황을 마치 핀 세트로 집어 내듯이 선출하는 콘클레베는 반드시 토론이 좋은 결과를 도출해 낸다는 통념을 거부합니다. 토론은 민주적 절차로 당연시되지만 종종 서로 이해관계가 다른 것을 확인하는다툼의 자리로 변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토론했다는 요식행위로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때도 있죠. 토론 없이 선출해도 시대가 요구하는 교황을 선출하는 동력은 다름 아닌 시대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한 암묵적 합의를이끌어 내는 무언의 힘이 아닌가 여겨집니다.전임 교황 때여러 불미스런 일로 가톨릭은 타격이 컸고 그 점에서 분위기 일신을 위한 조치가 필요한 차
세상에 법의 종류도 여러 가지입니다. 툭하면 법을 제정해서 문제를 해결한다고 하니 법의 양산이 불가피한 측면도있습니다.맥주제조 관련 ‘순도법’이라는 게 있습니다. 순도법(Purity Law)은 아마도 식품법 중 가장 오래된 법 일겁니다. 괜찮은 법이죠. 독일말로 Reinheitsgebot, 맥주제조에서 물, 보리, 호프 이외의 일체 다른 첨가물을 넣어서는 안 된다는 포고령인데, 1516년 당시 바바리아에서 선포되어 전 독일에 적용된 일종의 식품 제조법입니다.3가지만 넣고 맥주를 빚어야 순도 좋은 맥주라는 지침이죠. 물론 이 법은 현재 절대적인 효력을 잃었습니다. 유럽연합이 독일에 이 법의 개정을 요구해 1993년부터 이 규정이 완화되었습니다. 이유는 독일 맥주 순도법이 역내 자유무역을 저해한다는 판단에 따라 그렇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고 맥주 순도법이 사라진 것은 아니고 지금도 500년도 넘은 제조법에 따라 만든 맥주가 많습니다. 물론 이전보다 완화된 처방에 따라 다른 첨가물을 넣은 맥주도 다양하게 나오죠.요즘 거침없이 시장을 확장해 가는 세계맥주 주점에 가서 크롬바허(Krombacher)라는 독일 맥주의 병 딱지를 보면 '1516년 독일 맥주 순도법 처방에
'위대한 바다(The Great Sea)’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아불라피아(사진) 교수가 쓴 이 방대한 노작은 2만년 해양문명사를 담고 있다. 1,0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대작을 통해 기원전 1만년 전 이미 해상로를 통해 물건을 운반했음을 밝히고 있다. 태고부터 항만이 얼마나 전투뿐 아니라 교역에 중요한 장소였는지 지중해라는 공간을 통해 하나하나 기술해 나가고 있는 벅찬 저서이다.지중해.문명이 태동하고 기독교가 태동한 이 바다에 대한 이름은 민족마다 다르게 불리는데, 독일어는 이 바다를 ‘Mittelmeer’라고 칭한다. 문자 그대로 중간 바다이다. 마치 호수처럼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에 둘러싸여 있는 그 중간적인 의미에서 그렇게 부른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지도를펴보면 호수 같은 바다, 카잔스키의 '그리스인 조르바'의 바다가 지중해이다. 그러나 오늘날 바다 풍경은 사뭇 달라졌고, 특히 선박의 대형화에 발맞춰 지중해는그 의미나 역할이 이전 시대에 비해 쳐진 게 사실이다. 교역의 중심선이 이동한 것이다. 오늘날 아시아 특히, 중국의 경제적 부상으로 아시아-유럽 간 바닷길이나, 미국-아시아 간 바닷길의 중요성이 부각된 지 오래다. 여기에 덧붙여 고유가와 경기침체로
북극에 바렌츠 해(Barents Sea)라고 있죠. 노르웨이와 러시아를 포괄하고 있는 북극과 인접한 바다죠. 북극항로의 청정바다이자 각종 자원의 보고인데 전세계에서 대구가 가장 많이 잡히는 해역입니다. 러시아 접경에 키르켄스라는 노르웨이의 작은 마을이 있는데 이곳이 북극 관련 정보가 꽤 나오는 곳입니다. 바렌츠옵저버 (Barentsobserver)라는 인터넷 신문도 나오고 북극연구센터도 운영되고 있죠. 바렌츠옵저버는 북극 관련 정보가 유익해 종종 검색으로 들어가 보는데, 이국적인 북극 사진도 감상할 수 있어 즐거움이 쏠쏠합니다.최근 기사를 보니 노르웨이와 러시아 간 올해 대구잡이 쿼터물량 합의에 관한 게 실렸습니다. 역대 최고 물량인 1백만 톤을 잡기로 양측이 합의했다고 하는데 올해 북극에서 잡힌 대구가 더 많이 한국 식탁에 오르는 게 아닌가 기대도 됩니다.한류 어종인 대구는 유난히 한국의 술꾼들이 즐기는 속풀이용 재료로 쓰인 물고기입니다. 담백하고 맛이 시원한 게 일품인데, 저는 바렌츠해와 인접한 노르웨이 로포텐 군도의 스볼바에서 대구를 먹었던 경험이 기억에 남습니다. 로포톤제도는 북극의 알프스라 불릴 정도로 풍광이 뛰어난 노르웨이 극지방 섬 지역입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가 제시되었다.인수위가 21일 발표한 5대 과제는 일자리중심의 창조경제, 맞춤형 고용 복지, 창의교육과 문화가 있는 삶, 안전과 통합의 사회, 행복한 통일시대의 기반구축 5가지이다.지난해 우리가 수도 없이 들었던 단어가 있다. 이른바 경제민주화다. 박근혜 당선인은 김종인을 영입해서 민주당보다 경제민주화 의지를 더 높게 내세웠고, 공약집에 명문화하여연설에서도 여러 차례 공약했다. 빈부격차심화, 양극화, 불균형, 불평등에 대한 국민의 원성에 대한 정치적 대답이었고 이는긍정적 반응을 얻는데 일조했다. 반드시 그것 때문만은 아니지만 결국 박근혜 후보는 당선되었다.하지만 5대 국정과제에 경제민주화라는 말은 없다. 인수위원들은 내용에 다 반영되었다고 설명한다. 일자리중심, 창조경제부문의 '원칙이 바로 서는 시장경제 질서확립'이라는 것이 경제민주화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200여 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에 경제민주화라는 단어가 하나도 없는데도 문맥에 다 반영되었다는 것이다. 뭔가 퇴색된 느낌이다. 그렇게 우렁차게 퍼지고 일사천리로 이행하려던 경제민주화 발언은 어느 때부터인가 갈등을 겪더니 슬그머니 실종되었다. 인수위 사람들 머릿속에는 있었는지 모르지만,
마하라는 회사를 아시나요? 독일 회사입니다. 원어 발음으로는 마르(Mahr)라고 하는 게 맞을듯한데 우리 식으로 이해하기 쉽게 '마하'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독특한 회사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요즘 유난히 강조하는 작지만 강한, 강소기업에 속하는 기업이죠. 측정장비를 만드는 150년 전통의 기업입니다.‘측정’하면 우리는 먼저 자와 컴파스 개념을 생각하는데 그 정도의 1차원적인 측정을 넘어서 산업 전반에서 측정 장비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의학, 산업 그리고 화학에서도 필요한 장비입니다. 다리미를 사용할 때도 다리미의 온도를 측정하는 도구가 다름아닌 마하의 측정기구죠.우리 실생활에서도 다양하게 사용되는 것인데도 무심코 살아가기에 측정의 중요성을 못 느끼고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측정은 인류 역사와 함께 했죠. 인류역사 발전은 측정의 발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눈대중으로 짐작 하던 것을 정확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기구들이 생산되면서 사용량과 수용량의 예측이 가능해지고 그로 인해 정확한 통계가 가능해졌습니다. 이는 산업 발전에 핵심 도구가 되고 있고 이미 산업분야의 구석 구석에서 증명되고 있죠.독일 에실링엔에 본사를 두고 미국, 체코, 중국 등에 지사